향기

조용한 여자 - 글 / 서문곤

살핌과 나눔 2011. 7. 29. 02:05



조용한 여자
              
- 글 / 서문곤


작은 동네에 살면서도
가냘파서 길 한가운데로 걷지 못하고
화려하지 못해
실속 없는 유행이 수줍어
화창한 날 보다 흐린 날을 좋아하는 여자



천성이 소란스럽지 않아
웅성대는 소리 피해
다툼 한번 없이 지금껏 살면서
날짱거리는 치맛자락 감촉 만족하며
서두르지 않는 여자



날렵한 맵시
흔한 액세서리 하나 걸치지 않아도
제법 아름다운 모습
옅은 화장에 잔잔한 미소는
잔잔한 호수에 파문 만들고
감싸 안는 마음이 살가운 여자



여린 가슴에 삭이는것 너무 많아
한때는
조용한 밤이 두려워 가슴 떨며 뒤척였지만
이제는 훌훌 털고 일어나
사위어가던 불씨를 다시 지피는 여자



화초로 길들여진 야생화로
창가에 초라하지 않게 자리 잡은 행복
현란한 조명 없어도
달빛 우려내며 맑은 기쁨 즐기는 여자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