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피해는 당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 yeabosio
침수 피해는 당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정확 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1983년 경인것 같다
서울 서대문 연희동 단독 주택에 살 때다
그때도 엄청난 비가 왔었다
아침 출근도 하기전
망원동 배수 펌프장이 작동이 고장나서
하수구가 역류 하면서
순식간에 물에 잠긴적이 있다
어~ 어~
물이 대문을 넘쳐 들어오는 것을 보고 한 말이다
그게 전부 였다
순식간에 물이 지하 반정도 찬것이다
한참 젊은시절 겉멋이 들어 있을때라
반지하에 주차장과 보일러실
그리고 서재를 꾸미면서
카펫트를 깔고 방음 시설도 어느정도하고
제법 그럴사한 음향기기도 설치하고
폼을 내며 친구들을 가끔 불러서 즐겼던 방이다
내가 아끼는 피아트 132는 둥둥 떠서
여기에 쿵 저기에 쿵 부딪치고
보일러는 완전 침수 되고
지하실은 완전 물에 정복을 당하고 말았다
나중에 물을 다 퍼내고 나니
원전 뻘 투성이 였다
어느것 하나 쓸수 있는것이 없었다
지금도 제일 아까운것은
LP 레코드 판이다
클래식음반으로는
도이치 그라마폰(Deutsche Grammophon)
영국의 EMI
런던 데카(Decca)
미국의 RCA 등 1000여장과
팝송음반 오리지널 과 백판 (해적판) 1000여장
국내 가요 500 여장 이 모두 잠겼다
그리고 어릴적 사진첩 모두가 전멸을 당한것이다
후에 잘 말려 원형을 보존 해서야 하는데
우왕 좌왕 하느라 그대로 방치하고 만것이다
나중에 보니 사진은 모두 서로 엉겨붙어 쓸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어릴적 사진이 없다
학창시절 졸업앨범 군대 사진등등..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
LP 레코드 판은 모두 비틀어져 사용이 불가했다
그외 옷이나 책들도 모두 물이 먹어
악취에 뻘 투성이라 버렸지만
이 두가지는 정말 아쉽고 아깝다
이러한 것들은 수해피해를 당해도 보상 불가 품목이다
단지 축대가 붕괴되었거나 집이 부셔졌거나 하는 경우에만
약간의 지원이 된다
그러니 지금 수해를 당한 사람들의 피해는
나타난것보다 더 엄청난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뒷 정리는 정말 힘들고 고통스럽다
물먹은 섬유는 무겁고 악취는 넘치고
치우고 버리고 씻고 딱고
그 정리는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모를것이다
그후 단독 주택이 싫어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물 난리의 뉴스를 볼때마다 생각나는
어릴적 사진첩과 LP판의 기억은 영원할것 같다
- yeabos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