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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함

장기 기증 - yeabosio

 



장기 기증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급히 좀 만나자고 한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만나서 물어볼 것도 있고
의논 할것도 있다고 했다

서둘러 약속 장소로 차를 몰고 가는데
교통 순경이 차를 세운다
안전 띠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속으로 눈도 좋다
달리는 차에 운전자가
안전 띠를 했는지 안했는지 어찌 아는가 궁금했다

한번 봐 달라고 해도
안된다며 운전 면허증을 요구 했다

속으로 이런 제기랄 욕을 하며
면허증을 제시 했다

약 1분정도 면허증 한번 나를한번 교차하며 쳐다본다
바쁜데 빨리 딱지나 끊치 왜 사람을 쳐다보는지...



씩 웃으며 아저씨 이런 사람이
그래 안전띠를 안메고 다녀요 한다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아니 아저씨 장기 기증은 물론
시신까지 기증한다고 해놓고
안전띠를 안메고 다니면
빨리 죽어서 시신 기증할것이냐고 웃으며 묻는다

아니 교통 아저씨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하니
여기 보세요 운전 면허증에 스티커가 붙어 있잖아요

그러고 보니 우리 가족 모두가
장기기증과 시신기증서를 제출하고
증명 카드를 받고 스티커를 받아
혹시라도 교통사고라도 나면
장기가 상하기전 빨리 처리하라고
운전 면허증에 붙여 놓은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안전 띠 메고 운전 조심해서 가란다
고맙습니다 하고 모른체 약속 장소로 갔다

친구를 만났더니
벌써 한잔 그나하게 마시고
뽈에 취기가 있다



별일이다
자기 어머니가 천주교를 믿는데
故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대로 장기기증 한다며
가족 동의서가 필요하니 서명을 하라고 해서
자식으로 기분이 안좋아
나의 의견을 묻고 상의를 하려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 오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고
그것은 거룩한 일이니 기분 나빠할것 없고
오히려 감사할 일이라고 했더니 벼락 같은 화를 낸다

한참을 이야기했다
그 친구 아버지가 국내 굴지의 은행장까지 하신분이다
이처럼 지도층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며
장기기증의 유익에 대해 한참을 설명했다
알았고 하며 술이 다 깨었다고 하며  웃으며 일어났다



돌아오는 길에 마냥 기분이 좋다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고 생각과 관념이 다를수 있다
죽으면 썩어질 육신 무슨 미련이 남겠는가

나 죽고 난 다음 각막이라도 남에게 도움이 되고
시신이라도 연구 재료가 되어 도움을 줄수 있다면
얼마나 감사할 일인지 모른다

멀리서 저녘 노을이 나를 반기는것 같다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남은 시간을 보낸다

                                                        - yeabos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