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잎보다 왜 먼저 피는 것처럼 보일까 ?
개나리는 꽃피고 잎이나는것일까 ?
사실 개나리나 진달래도 잎이 난 다음에 꽃이 핀다
다만 봄에 그 잎들을 다 보지 못하기 때문에
꽃이 먼저 피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개나리도 다른 식물들처럼 잎이 난 뒤에 꽃눈이 맺힌다
그런데 막상 꽃을 피울 때가 되면 겨울이 닥친다
꽃눈은 눈 속에서 겨울을 나고 따뜻한 봄이 되면서 비로소 꽃이 된다
따라서 일 년을 두고 보면
개나리나 진달래도 잎이 나고 꽃이 피는 셈이다
그렇다면 잎이 남아 있는 가을에
개나리를 온실에 가져다 놓으면 바로 꽃을 볼 수 있을까
아쉽게도 꽃이 피지 않는다
식물은 온도나 낮의 길이를 인식해 꽃을 피우는 시기를 결정한다
개나리의 경우 온도가 열쇠다
꽃눈은 추운 겨울 낮은 온도에 있다가
온도가 높아지면 봄이 온 것을 직감하고 꽃을 피운다
따라서 겨울에 접어들기 전에 온실에 옮기면
낮은 온도를 겪지 않은 상태여서
아무리 따뜻해도 꽃을 피울 때라고 여기지 않는다
추위 겪어야 싹트는 보리 !
옛소련의 리센코는 2차대전 때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해 보리 수확량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가을에 씨를 뿌리는 가을보리는 봄보리보다 수확량이 훨씬 많다
사람들은 가을보리 씨앗을 봄에 뿌려 수확량을 높이려 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봄에 뿌려진 가을보리는 맥을 못 추었다
가을보리 씨앗도 개나리 꽃눈처럼 겨울을 나야 싹을 틔우기 때문이다
리센코는 인위적으로 씨앗에게 겨울을 제공해 문제를 해결했다
씨앗을 일정 기간 낮은 온도에 두는 이른바 춘화(春化) 처리다
덕분에 옛소련의 보리 수확량이 크게 늘어나 식량난 해소에 큰 도움을 줬다
춘화 처리를 하면 꽃을 피우게 하는
개화(開花) 호르몬 생성이 촉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월 추위를 잠시 겪어
일종의 춘화 처리가 된 개나리를 온실에 옮기면
보름 정도 지나 바로 꽃을 피운다
추운 겨울 잠시 따뜻해졌을 때 개나리가 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식물에도 눈이 있다 !
꽃이 피는 시기는 햇빛이 비치는 시간으로도 결정된다
1920년대 미국 과학자들은 담배를 연구하던 중
온실 안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는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불량이라 생각하고 들판에 내다버렸다
그런데 며칠 후 이 담배가 꽃을 피운 것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온실에서는 조명이 밤늦게까지 켜져 있지만
늦가을 들판에서는 햇빛을 받는 시간이 짧다는 데 주목했다
그 결과 이 담배가 꽃을 피우는 시기는
햇빛이 비치는 낮의 길이
즉 광주기(光週期)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시금치나 홍당무는
낮이 길어야 꽃을 피우는 장일(長日)식물이고
나팔꽃이나 코스모스는
낮이 짧은 조건에서 꽃을 피우는 단일(短日)식물이다
대부분의 원예식물은 광주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중일(中日)식물이다
사람이 빛을 인식하는 것은
시각세포에 있는 로돕신 이란 물질이 빛을 받아 화학구조가 바뀌기 때문이다
식물에서는 피토크롬 이란 색소가 그런 눈 역할을 한다
또 사람의 배꼽시계처럼 일종의 생물시계가 들어 있어
낮의 길이가 짧은지 긴지를 파악한다
그렇다면 왜 식물은 이토록 어렵게 꽃 피는 시기를 조절할까
사실 이에 대한 메커니즘은 완전히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러나 진화론으로 추론해 보면
더 많은 자손을 퍼뜨리기 위한 전략으로 볼수 있다
식물은 동물처럼 좋은 환경을 찾아 옮겨 다니지 못한다
할수 없이 식물은 꽃 피는 시간이라도 달리해야
다른 식물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개나리꽃은 잎으로부터 영양분을 얻지 못해 꽃가루도 적고 꿀도 별로지만
다른 꽃보다 일찍 피기 때문에
꽃가루를 퍼뜨릴 곤충을 독차지할수 있다고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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